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협상력이 사라집니다. 나중에 다투게 되는 것들은 대부분 계약 전에 물어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. 순서대로 짚어 드립니다.

1. 등기부등본을 직접 뗍니다

부동산이 보여주는 것 말고, 계약 당일 아침에 사장님이 직접 떼세요(인터넷등기소, 700원).

  • 소유자 이름이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과 같은가
  •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나 —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
  • 가압류·가처분이 있나

근저당 금액이 건물 가치에 비해 크면 위험 신호입니다.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는 쪽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.

2. 건축물대장 — 용도가 맞는지

정부24에서 무료로 뗍니다. 하려는 업종이 그 건물에서 가능한 용도인지 봐야 합니다.

  • 근린생활시설인지, 업무시설인지
  •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는지 ← 이게 있으면 영업신고가 안 될 수 있습니다

음식점·학원·체육시설은 용도 요건이 까다롭습니다. 계약 전에 관할 구청에 「이 주소에서 이 업종 됩니까」 물어보세요. 무료입니다.

3. 임대인이 진짜 임대인인가

  • 소유자 본인이 나왔나, 대리인인가
  • 대리인이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확인합니다
  • 공동소유면 전원 동의가 있는지

4. 보증금·월세 말고 「관리비」

여기서 많이 당합니다.

  • 관리비에 무엇이 포함되나 (수도·전기·가스·청소·주차)
  • 정액인가 실비인가 — 정액이면 사용량과 무관하게 냅니다
  • 관리비를 올릴 수 있는 조건이 계약서에 있나

「월세 200에 관리비 30」인 줄 알았는데 여름에 50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.

5. 권리금 — 계약서를 따로 씁니다

권리금은 임대인이 아니라 전 임차인에게 주는 돈입니다. 그래서 계약서도 별개입니다.

  • 권리금 계약서에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적습니다 (시설·거래처·자리)
  • 시설 권리금이면 인수 목록을 사진과 함께 남깁니다
  • 임대차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권리금을 돌려받는다는 조항을 넣습니다

임대인이 「권리금 인정 안 한다」고 계약서에 쓰자고 해도, 법이 보장하는 회수 기회 자체는 없어지지 않습니다. 다만 다툼이 길어지니 협의 내용을 문서로 남기세요.

6. 원상복구 범위 — 나갈 때 싸우는 1순위

「원상복구」 네 글자만 있으면 나중에 해석이 갈립니다.

계약할 때 할 일

  • 입주 전 상태를 사진·영상으로 전부 찍습니다 (천장·바닥·벽·설비·간판 자리)
  • 그 사진을 계약서에 첨부하거나 최소한 임대인에게 보내 확인받습니다
  • 「기존 시설물 목록」을 특약에 적습니다

이 사진 한 번이 나중에 몇백만 원이 됩니다.

7. 특약 — 여기에 다 적어야 합니다

말로 한 약속은 증명이 안 됩니다. 이런 것들을 특약에 넣으세요.

  • 계약 전 수리 사항 (누수·전기 증설 등)과 누가 비용을 대는지
  • 간판 설치 가능 위치·크기
  • 전기 용량 (주방 설비를 쓰려면 증설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)
  • 영업 시간 제한이 있는지
  • 같은 건물에 동종 업종 입점 제한

8. 확정일자 — 계약 즉시

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 우선변제 순위가 생깁니다.

  • 사업자등록 신청 시 임대차계약서를 함께 내면 처리됩니다
  •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를 부여합니다

미루지 마세요. 하루 차이로 순위가 갈립니다.

9. 계약 기간과 갱신

  • 처음에 1년으로 하고 연장할지, 2년으로 할지
  •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은 전체 10년까지입니다
  • 다만 환산보증금 규모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집니다

Q. 부동산이 「이 정도는 다 그래요」라고 합니다. A. 중개인은 계약이 성사돼야 수수료를 받습니다. 이해관계가 다릅니다. 이상한 조항은 근거를 요구하세요.

Q. 계약금을 걸었는데 문제를 발견했습니다. A. 계약금을 포기하면 해지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, 상대가 계약을 위반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겼다면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. 금액이 크면 상담을 받으세요.

Q. 표준계약서를 써야 하나요? A. 법무부·국토교통부의 상가건물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쓰면 기본 사항이 빠지지 않습니다.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.


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환산보증금 규모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지고, 사안마다 판단이 다릅니다. 금액이 크거나 조항이 낯설면 대한법률구조공단(132) 또는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미리 상담하세요.